매일, 매주, 매달 피드백이라는 이름으로 불렛저널에 적어가고 있지만 한 해를 회고하는 건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어서 은근히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드는 회고다. 그래도 묵은 감정과 생각, 잘못된 것들을 기록해야 성장할 수 있으니 올해도 기록해본다.
(개발 성과나 결과와는 거리가 있는 회고록입니다!)
더불어 이번 회고는 20대라는 타이틀도 함께 있어서 나의 20대의 모든 것을 회고해야 할 것 같은 웅장함이 느껴지지만..? 며칠 남지 않은 시간을 잘 보내고, 보내주기 위한 글이 되길 희망해본다.
감사했던 것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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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동의 재미를 알게 해준 싸이클 덕분에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게 되었고, 어떤 것을 임하든 포기하지 않으려는 끈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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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인생은 불렛저널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뉠 수 있을 만큼 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데 매일 쓰기 위한 습관을 2016년도부터 계속해서 길러오고 있는 것. 질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불렛저널.(2016 ~2020, 총 16권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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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문제를 못 풀면 개발자로서 시작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코드스테이츠의 시험문제를 풀었던 2019년 9월. 그리고 시험을 통과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조금은 회복했던 고마웠던 9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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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비 학원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공부하면서 개발의 재미를 붙여나갈 수 있었던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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입사 동기 존재 자체만으로의 감사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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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?’ 하는 두려움은 나의 무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게 해준 회사 생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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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스로보다 더 날 믿어줬던 주변 사람들.
아쉬웠던 것들
(이라고 적고 후회되는 것들이라 읽는다.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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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은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‘준비’만 해온 세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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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세월이 동영상 보며 타이핑하는 자기만족이었을 뿐 ‘공부’가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안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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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불렛저널에 적었던 목표들이 자꾸만 흐지부지되는 것에 자괴감 느끼고 개발자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걱정하며 스스로를 자꾸만 작아지게 한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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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모든 것들이 국비 친구들과 짧게 경험한 6개월의 공부보다 몰입도가 낮다는 것을 늦게 알았던 것.
스스로가 만족스럽지 않은데 기준치만 높고 남들과 비교하던 사람이라 이런 아쉬움들과 감사함이 떠오르는 것 같다. 어찌저찌 신입 개발자 6개월차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 지난날을 다시 생각해보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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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들과 비교하고 질투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면 됐던 것이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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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적으로든 개발적으로든 문제가 초래한 사고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법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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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실무에 들어가는 순간 착각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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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무지는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섬뜩한 것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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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기 싫어도 하고 있으면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가 남는 것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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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제를 회피한다고 ‘해결’은 되지 않았으며, 차라리 실패하는 것이 발전하기 위한 거름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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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경험은 절대 창조될 수 없는 것이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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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만족스러운 상황을 바꾸려면 나를 바꿔야 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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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정한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 변화를 오래 유지하고 일관적이게 할 방법을 배워야 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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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기 위해 나만의 원칙들이 필요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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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치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용기가 필요했다.
현재
요즘은 하나의 기능을 위해 작은 기능부터 하나씩 짜여가는 코드를 보며 항상 문제를 너무 크게 바라봤기 때문에 더욱 버거워하고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우왕좌왕해 왔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.
그리고 끝, 시작
시간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스스로가 설계하고 고쳐나가고 발전해나가는 삶을 살고자 시행착오가 많았던 20대와 개발자 취준 세월을 회고하며 개발 1년 차가 될 내년 7월을 설레는 마음으로 걸어가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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